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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칼럼] 심은대로 거두리라 1-2 남을 위해 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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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26 09: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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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농군학교의 설립자 이신 김용기 선생님의 1975년 저서 "심은대로 거두리라" 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약 40년이 지난 글이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교훈이 되는 것을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참 진리는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쓰신 김용기 선생님께서 소개해주시는 두 분의 이야기입니다.

 

8세 때 사람이란 무엇인가에 깊은 회의

 

사름을 알려면 어린 시절을 보아야 한다. 그 분은 8세에서 13세 그 때에 이미 사람은 왜 살며 어떻게 살아야 바로 사는 것인가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며 지냈다. 그 분의 부친이 하는 사업이 잘 안되어 몹시 고생하는 것을 보고서였다. 그분이 보통학교에 갓 입학할 당시에는 나이가 든 학생들도 많아서 12세에 보통학교에 입학했던 것이었다. 그 분이 보통학교 2학년에 막 올라간 때의 일이다. 그해 4학년 졸업하는 학생들이 중학교에 진학을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1등에서부터 5등까지의 우수한 아이들이 진학을 못하고 그 밖의 아이들만 진학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이유가 궁금해서 알아보니 재산세 5원 이상을 납부하는 집의 자식들이라야만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그 역시 장차 상급 학교에 진학할 수 없는 것이 뻔했다. 세상에 하다 중지하는 일이 어디에 있나? 그렇다면 보통학교나마 다닐 필요가 없지 않은가? 이렇게 생각한 그 분은 이걸 부모에게 말하고 그 날로 학교를 그만두었다. 그리하여 그 분의 학력은 초등학교 1학년 다닌 것뿐이고 평생에 졸업장이라고 받아본 것은 67세에 우리 농군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그 졸업장이 유일한 것이 되었다. 하여튼 그는 그렇게 학교를 그만둔 다음 일본을 가기로 결심했다. 일본은 납세필증 같은 것은 필요 없이 얼마든지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길이 있다는 것을 누구한테 인가 들어 알고 있다.

그 때 그에게는 일본에 갈 여비를 하고도 남을 돈이 있었다. 아주 어려서부터도 남달리 저축심이 강한 그는 세뱃돈, 심부름한 돈들을 모두 모아 7원 60전이라는 큰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하나의 난관에 부딪쳤다. 그것이란 그 때에 어머니가 습증으로 다리를 앓아 걸음이 시원치가 못하여 혹 자기가 집을 떠난 후 어머니가 넘어지거나 하면 누가 일으켜드리나 그것이었다. 6세 때에 배운 명심보감(明心寶鑑)에 부모를 모신 자식은 부모를 떼어놓고 멀리가지 않는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결국 그는 그것을 아주 단념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그로부터 부모를 도와 농사 지을 것을 결심하고 새벽에 일어나 개똥 줍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였다. 남달리 어려서부터도 부지런한 그는 누가 시키고 말고 할 것 없이 아침 동이 부옇게 트기 시작하면 벌써 일어나 개똥망태기를 어깨에 메고 나갔다. 그리하여 늦은 아침이 될 때 까지 그 개똥을 주웠다. 그런데 한 가지 안 된게 있었다. 뭐냐 하면 그 개똥망태기를 메고 다니다가 학교에 다닐때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일이었다.

“넌 왜 학교에는 안다니고 개똥을 주우러 다니느냐?”

이런 말이 듣기 싫은 것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다름 날부터는 좀 더 일찍 일어나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그 시간 이전에 개똥줍기를 모두 마치기로 작정하여 그렇게 하였다. 어찌나 그는 농사일에 열중하였던지 15세 때에는 그가 가꾼 무가 농산물 품평회에서 1등을 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그는 한 가지 일을 착수하면 끝장을 내는 성미였으며 매사에 한 번 결심하면 주저가 없었다.

그가 16세의 어느 겨울 날의 일이었다. 그의 부친이 언강(대동강)을 이용하여 소 달구지로 강 건너에 가서 나무를 운반해 오기도 했었다.아버지가 돌아올 때가 되자 그의 어머니가 그에게 말했다.

“애야! 너 아버지 오시는데 좀 가보려구나, 얼음이 약해서 어찌오시나 모르겠구나”

그는 어렸을 때 어른들이 시키는 심부름 잘하는 쾌동(快童)으로도 유명했다. 어려서부터 세배값, 심부름 값으로 7원60전이란 돈을 모아 갖게 된 것도 그런데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그는 곧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아버지가 오시는 강쪽으로 달려갔다.

어머니가 염려하시던 말씀은 과연 맞는 말씀이었다. 아버지는 얼음이 약하여 그리로 오시지를 못하고 여울목 얕은 쪽으로 소를 몰아오시다가 그만 소와 달구지의 한 발과 한 바퀴가 물에 빠져 곧 넘어지려 하는 것을 아버지는 사력(死力)을 다하여 그 달구지의 한 쪽 밧줄을 잡아당기고는 구원의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강뚝에서 어린 안득범씨는 곧장 그 여울목 물속 으로 철벅거리며 뛰어갔다. 물론 바지를 걷고 양말을 빼고 할 겨를이 없었다. 얼음 물에 발이 시린지 뭔지도 몰랐다. 결국 그렇게 아버지한테 물속을 달려가서 무난히 그 소도 달구지도 아버지도 구할 수가 있었다. 이렇게 안 득범씨는 어렸을 때부터 매사에 주저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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