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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칼럼] 심은대로 거두리라 1-5 남을 위해 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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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17 09: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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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농군학교의 설립자 이신 김용기 선생님의 1975년 저서 "심은대로 거두리라" 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약 40년이 지난 글이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교훈이 되는 것을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참 진리는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쓰신 김용기 선생님께서 소개해주시는 두 분의 이야기입니다.

 

진리의 길은 트인다.

 

이 분이 대전에 무슨 일이 있어서 갈 때였다. 서울역에서 만원 삼등차를 타고 있었다. 웬 젊은 여인 하나가 거의 죽게 된 몰골로 그의 어머니인 듯한 노인의 부축을 받고 겨우겨우 차에 오르고 있었다.

안사장은 얼른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그에게 자리를 내 주었다. 그러자 다 죽게 된 젊은 여인은 그 자리에 앉자마자 앉을 기려도 없는 듯 그대로 누워 버렸다. 그래서 안사장도 그 보호자 되는 어머니도 서서 가는 수밖에는 없었다. 그런데 차가 영등포쯤 가자 이 젊은 여인은 별안간에 감았던 눈을 뜨고

“대전에서 차를 바꿔 타야 하는데 어떻게 바꿔 타지요?”

하고 중얼거렸다. 그 차가 경부선이었는데 그 여인은 호남선 쪽으로 바꿔 타고 더 가야된다는 것이었다. 추측컨대 아마 서울이 시집쯤 되는 것 같고 일어날 수 없는 죽을병이 들자 시골로 죽으러 가는 길인 듯싶었다. 정신이 말짱하여 말만 할 수 있을 뿐 몸은 이미 죽은 사람들과 같은 상태였다.

“걱정 마시오, 내가 책임지고 옮겨 태워 드릴테니.”

안사장이 그렇게 말하자 그제야 여인은 안심이 되는 듯 눈을 감았다. 감은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래서 대전까지 왔다. 안사장은 그도 걱정이 되었다. 아무리 피골이 상접한 여인이라도 업기는 자신의 몸이 너무 노쇠한 몸일 것도 같고 게다가 통로가 대전까지 오는 동안 문자 그대로 입추의 여지도 없이 꽉 메워 있어 그 사람들을 뚫고 혼자 나가기에도 힘이 드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사장은 안될 일이 없겠지 하고 기운을 내어

“자 대전에 왔으니 어서 내 들에 업히시오.”

하고 등을 돌려댔다. 대전에 물건을 사러가는 길이라 가방에는 꽤 돈이 많이 들어 있었다. 그것은 그 여인의 보호자에게 주었다. 차 안에는 쓰리꾼도 많아서 이분이 잘가지고 나와야 할텐데 싶었지만 그것도 만약에 잃어버이면 말지 하는 생각이었다.

“미안해서 어떻게 업히지요, 아저씨.”

여인은 눈물을 머금은 말로 그렇게 말하였다.

“미안하긴 걱정 말고 어서 업히시오, 내 고향이 이북 평양인데 평양에는 당신보다 나이가 더 든 딸이 있소. 혹 내 딸이 당신처럼 아파서 차를 타면 어느 누군가가 나처럼 업어줘야 되지 않겠소. 어서 업히시오.”

그러자 그제야 여인은 안사장의 등에 업혔다.

어느 쪽에서인가

“참 벽에 붙인 동포애에 대한 표어는 맣이 봤지만 실제로 그것을 실행하는 분은 오늘에야 처음 보겠습니다.”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순간 사람으로 꽉 메운 통로에는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혹은 시렁을 붙잡고 매달리고 혹은 의자 사이로 둘 셋씩 붙어 피하고 하여 통로가 삽시간에 큰 길로 열려버렸다. 안사장은 용이하게 여인을 업고 나올 수가 있었다. 등 뒤에서 누군가가 또 말하는 것 이었다.

“진리는 혼탁한 곳도 환히 트이기 마련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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